비싼 옷
비싼 신발
비싼 옷
비싼 신발이 있어도
난 그 순간에 갇혀있을 뿐
이제 좀 비싼 걸 입어 난
저번달 지출 반은 BAPE였어
어쩌면 내 이 집착은
옷 잘 입는 남자라는
너의 취향부터
바가지 머리에 뿔테 안경
다 벗어 던지고 노력해도
우리 인연은 실이 다 끊어져
풀어 헤쳐진 옷이었을까
널 처음 만나러 가기 전날
뭣도 모르고 산 오버핏
전부 다 버렸지만 네 기억 속엔
남아 있을지
내 어깨는 더 넓어졌어도
내 마음은 좁아졌어
이젠 내 마음 안에
널 담을 일이 없어졌으니까
비싼 옷
비싼 신발
비싼 걸 전부 걸쳐도
날 바꿀 순 없죠
비싼 옷
비싼 신발이 있어도
난 그 순간에
갇혀있을 뿐
비싼 옷
날 바꿀 순 없죠
비싼 신발
난 갇혀있을 뿐
버려져 버린 추억
그 추억에는 네 향기가 뱄어
빨아도 지워지지 않아서
그냥 다 조각 내 버렸어
이미 작아진 옷같이
더 이상 맞지 않는 우린
그때로 다시 돌아간대도
결말은 똑같겠지
싹 다 거짓말이야
난 밤마다 그때로 돌아가
퀄 낮고 디자인도 구린 보세를
입었었던 나로 말야
그때 우린 그 옷처럼 많이 어설펐지만
지금 난 사랑 하나하나
재보는 사람이 되었으니까
내게 남은 건 찢긴 가슴뿐이라
꿰매보려 해봐도
잘 안돼 또 이곳으로 돌아와
빈틈 사이를 맴돌아
내 어깨에 기대 잠들던
네 모습이 선명한걸
네 마음 안에도 아직 내 모습이
담겨있을까
비싼 옷
비싼 신발
비싼 걸 전부 걸쳐도
날 바꿀 수 없죠
비싼 옷
비싼 신발이 있어도
난 그 순간에
갇혀있을 뿐
비싼 옷
날 바꿀 순 없죠
비싼 신발
지금도 난 그 순간 안에
갇혀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