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왜 이렇게 빠르고 힘이 넘치는 건지
피곤한 날 구원할 곳으로 도망 갈래
긴긴 하루는 엔딩이 필요해
이젠 그냥 좀 눕고 싶어
나의 꿈은 베짱이지 개미는 아니기에
지금부터는 현관문 닫고 세상과 차단될래
잔잔한 공기만이 가득한
게으른 이곳
집이 천국
포근한 침대가 천국
나른한 지금이 천국
시끌벅적한 창문 밖과 다른 여기가
아마도 천국
나비가 나인지 내가 나비인지도 모를 단꿈도 꾸고
알고리즘이 찾아준 새로운 노래도 듣고
시간도 느릿하게 흐르는
게으른 이곳
집이 천국
포근한 침대가 천국
나른한 지금이 천국
고요하기만 한 나의 방안은
온전한 세상이 되네
날 찾지 말아 줘
우리는 멈춤이 필요해
아무 생각도 없는 게
천국
더울 땐 그냥 에어컨 아래 있는 게 천국
추울 땐 그냥 이불 덮고 폰 보는 게 천국
울적할 땐 단 거 사서 맘껏 먹는 게 천국
기분 좋을 땐 조용히 멍 때리는 게 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