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그 순간을 난 잊지 못해
푸르름이 나를 잡아서
이끌던 곳
깊은 바다를 유영하듯
울렁거리던 순간,
그 파동에
그곳에 멈춰버린 시간
몇 번의 여름을 지나
다시 가을이 왔어
너를 기다리며 혼자
쓸쓸히 보냈던 계절
다신 볼 수 없다는 걸 알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시간들
마저도 좋았어
다신 오지 않을 그 계절도
다신 볼 수 없는 네 모습도
다신 써 내려갈 수 없는
일기장마저도
전해주지 못한 편지도
모두 접어 둔 채로
각자의 시간 속을 유영하면 돼
끝내 네게
닿지 못한 내 손끝
파도를 타고
휩쓸리듯이 떠나 간 너
잡을 수도 없게 흘러가는
너의 모습은
밤바다 같이
잔잔하고 고요했어
몇 번의 시련을 지나
다시 네게로 갔어
자욱한 안개 너머로
보이는 네 잔상들 틈에
끼어서 널 찾진 못했지만
이상하게도 그 시간들
마저도 설레어
다신 오지 않을 그 계절도
다신 볼 수 없는 네 모습도
다신 써 내려갈 수 없는
일기장마저도
전해주지 못한 편지도
모두 접어 둔 채로
각자의 시간 속을 유영하면 돼
나의 마음을
자유롭게 유영하던
널 좋아하는 내 모습이
그리워졌나 봐
몇 번의 가을, 겨울, 봄이
지나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계절은 돌고 돌아서
다시 여름에 날 놓겠지
그 시간 속을 나 혼자
외로이 유영하면서
기다림의 끝이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간속도 살아가면 돼
다신 오지 않을 그 계절도
다신 볼 수 없는 네 모습도
다신 써 내려갈 수 없는
일기장마저도
전해주지 못한 편지도
모두 접어 둔 채로
각자의 시간 속을 유영하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