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반듯한 네모가
아니니까 이런 나에게
그 어떤 기대를 하지 마세요
난 고집스런 면모도
이해하지 못하는 면도
난 동그라미는 좀
아니니까 이런 나에게
원만한 마음을
달라 하지 마세요
난 때때로 뾰족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품기도 해
나는 가끔
깎아내린 모서리에 앉아서
바람결에 실린 널 그리며
흩날리는 조각구름 우두커니 보면서
하나의 모양으로
우릴 아로새겨
난 조금은 재밌는
꼴이니까 이런 나에게
필요 없다 말하지는 마세요
네가 곤히 잘 수 있는
근사한 지붕이 되어줄 테니까
말 안 해도 세모는
아니니까 이런 나에게
그 어떤 작별은 하지 마세요
발을 맞춰갈 수 있는
그런 길이 하나쯤 더 있으니
나는 가끔
깎아내린 모서리에 앉아서
바람결에 실린 널 그리며
흩날리는 조각구름 우두커니 보면서
하나의 모양으로
우릴 우릴 아로새기네
비스듬한 꿈에서
우린 서로를 알아보네